알츠하이머병은 나이가 들면서 뇌세포가 서서히 손상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뇌를 부검해 보면, ‘아밀로이드’와 ‘타우’ 같은 이상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어 뇌세포를 공격하고, 결국 뇌의 기능 자체를 방해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에는 단순한 건망증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알츠하이머병 초기에는 주로 기억력 저하가 나타난다. 예를 들어, 약속을 해놓고 까맣게
잊어버리거나,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고, 간단한 계산이 어려워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가 점차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서, 사람에 따라 우울증이나 불안감도 함께 동반된다는 점이다.
또한 주변 사람들의 지적이나 걱정으로 인해 환자는 점차 자신감을 잃고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병이 진행되면서 알츠하이머 환자는 자신이 치매가 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잊고 스스로 기억하지 못하는 대신, 누군가 훔쳐갔다고 믿는 망상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왜곡된 믿음은 가족이나 보호자와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환자와 주변인의 정서적 스트레스를 크게 키운다.
더 나아가 일상적인 행위조차 수행하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기도 한다. 칫솔질을 하거나 양치 후 입 안의 물을 뱉는 동작, 젓가락질처럼 익숙했던 활동조차 불가능해지는 단계가 바로 후기 알츠하이머병의 모습이다.
알츠하이머병은 현재 완치가 어렵지만,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추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평소 단어나 이름이 자주 떠오르지 않거나 반복된 건망증이 걱정된다면, 신경심리검사와 정밀 인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전문 검사를 통해 단순한 노화에 따른 변화인지, 아니면 뇌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인지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조기 진단은 예방적 생활습관 개선, 약물치료, 인지훈련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치매 예방은 인식에서 시작된다. 알츠하이머병은 조용히 진행되지만, 삶의 큰 균열을 불러올 수 있다. 스스로와 가족을 위한 첫 걸음으로, 기억력 변화에 민감해지고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기억을 잃는 병, 알츠하이머… 예방의 시작은 ‘이해’입니다